(축구칼럼) 푸른 독수리의 힘찬 날갯짓 그리고 이청용 [Crystal palace Ver.]

 지난 17R,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청용의 득점소식이 전해졌고 소속팀 크리스탈 팰리스는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갖게 되었다.

 현재 크리스탈 팰리스는 리그 5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레스터 시티와 함께 돌풍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오늘 필자는 상위권 도약을 꿈꾸고 있는 크리스탈 팰리스의 축구철학과 이청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Ⅰ. 푸른 독수리의 힘찬 날갯짓

 현재 크리스탈 팰리스는 안정된 공수균형을 바탕으로 매 경기마다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고 그 시작점에는 앨런 파듀감독의 독특한 전술이 자리 잡고 있다.

 [표1] 크리스탈 팰리스 시즌기록 (15-16~19R EPL)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사진출처:http://www.cpfc.co.uk

 앨런 파듀감독은 다양한 전술들을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격진과 공격2선의 움직임을 보면 위르겐 클롭감독의 게겐프레싱이 묻어나고, 수비형태를 살펴보면 조세 무리뉴의 숨 막히는 짠물 수비가 떠오른다.

 (게겐프레싱 관련칼럼:http://blog.naver.com/blue_notion/220538226757)

 ⅰ) 푸른 독수리의 날카로운 발톱

 [참고자료1] 크리스탈 팰리스의 Attack Sides (15-16~19R EPL)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표2] 크리스탈 팰리스 패스형태 (15-16~19R EPL)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크리스탈 팰리스는 기본적으로 양 측면을 공격의 교두보로 사용하며 공격의 시발점까진 중장거리패스를 이용해 간결하게 진행한다.

 즉, 측면에 위치한 공격2선의 우월한 기동력과 개인기술을 앞세워 상대의 뒤 공간을 공략하는 공격전술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위협적인 문전쇄도와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매 경기마다 날카로운 발톱을 상대에게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체계적인 공격전술이 아닌 상대의 배후를 노리는 다소 투박한 축구를 기본신조로 삼고 있는 것일까?

 [표3] 크리스탈 팰리스 상세정보 (15-16~19R EPL)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일단, 크리스탈 팰리스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평균점유율과 평균패스정확도를 보여준다. 즉, 그들에게 있어 체계적인 공격전개는 도리어 독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표4] 윌프리드 자하, 야닉 볼라시에 드리블 정보 (15-16~19R EPL)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사진출처:http://www.cpfc.co.uk

 게다가, 크리스탈 팰리스의 측면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윌프리드 자하와 야닉 볼라시에는 리그를 통틀어 매우 강렬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들 중 하나이고, 앨런 파듀감독은 이러한 그들의 능력을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단점은 최대한 감추면서 동시에 장점은 돋보일 수 있는 공격전술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격전술은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한 가지 부가기회를 추가로 제공해주고 있다.

 [참고자료2] 크리스탈 팰리스 득점경로 (15-16~19R EPL)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그것은 바로 피 파울을 통한 부가기회창출효과이다. 크리스탈 팰리스의 선봉장을 맡고 있는 윌프리드 자하와 야닉 볼라시에는 상대수비에게 물러나는 수비를 할 수 밖에 없도록 유도하며 이에 부담감을 느낀 상대수비는 잦은 실수를 범하게 된다.

 그로인해 크리스탈 팰리스는 경기당 11.1회(6위/EPL 종합)에 달하는 피 파울을 당하고 있고 이는 종종 세트피스득점과 페널티득점으로 이어진다.

 ⅱ) 푸른 독수리의 둥지

 크리스탈 팰리스가 펼치는 수비전술에도 앨런 파듀감독의 독특함이 묻어 있다. 그들은 현재 리그에서 16실점을 기록하고 있고 이는 토트넘 홋스퍼의 15실점(1위/EPL 종합) 다음으로 낮은 실점이다.

 [표5] 슈팅허용 대비 실점현황 (15-16~19R EPL)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그들이 기록하고 있는 경기기록을 살펴보면 그들의 낮은 실점기록에 저절로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분명 슈팅허용 횟수는 비슷한데 어째서 실점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일까?

 크리스탈 팰리스의 수문장이 매 경기마다 환상적인 선방을 기록하는 것일까? 그들의 평균선방기록은 경기당 3.1회로 리그 10위에 랭크되어 있다. (물론, 웨인 헤네시와 알렉스 맥카시는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인다.)

 [표6] 주요 공격진 수비가담 비교표 (15-16~19R EPL) / (최소 9경기이상 선발투입 선수 중)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일단 첫 번째로 크리스탈 팰리스의 공격진들은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린 시점부터 강한 전방압박을 시도한다. 마치 위르겐 클롭감독의 리버풀을 보는 듯하다.

 [표7] 크리스탈 팰리스의 수비기록 (15-16~19R EPL)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그리고 두 번째로 그들은 깊숙이 내려앉는 수비를 한다. 더불어 상대적으로 문전을 집중적으로 수비하며 일정범위 이상으로 상대가 접근할 경우 영리한 압박을 통해 상대를 밖으로 밀어내버린다. 그로인해 상대팀은 문전에 밀집된 수비벽에 가로막혀 원활한 공격전술을 펼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Ⅱ. 날개는 있지만 손은 없다.

 하지만 세상만사 모든 일엔 일장일단이 있듯, 크리스탈 팰리스의 전술에도 치명적인 단점들이 존재한다.

 ⅰ) 푸른 독수리의 무딘 발톱

 크리스탈 팰리스의 공격전술에는 크게 두 가지의 아킬레스건이 존재한다.

 그 첫 번째는 수비적인 성향이 강한 팀에겐 화력을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기본적으로 적의 배후공간을 공략하는 공격전술을 기용하고 있는데 상대가 전체적으로 내려않아서 경기운영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배후공간침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인상적인 경기운영을 하지 못하게 된다.

 [표8] 스완지 시티(19R) 경기분석 (15-16~19R EPL)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지난 19R, 스완지 시티와의 경기에서 크리스탈 팰리스가 가지고 있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스완지 시티는 이날 전반적으로 아군지역으로 내려앉아 경기를 운영했고 상대의 배후공간을 공략하지 못한 크리스탈 팰리스는 본인들의 공격전술을 효과적으로 전개 할 수 없었다. 결국 크리스탈 팰리스는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며 연속된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 번째 약점은 일부선수들의 연계플레이가 흔들리면 순식간에 모든 화력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현재 리그정상급 측면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그들은 매 경기마다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말이 있듯 가끔은 그들의 과욕이 팀 전체의 기량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참고자료3] 크리스탈 팰리스의 부족한 연계플레이 (15-16~19R EPL)

참고출처:http://www.naver.com

 위의 참고자료를 살펴보면, 충분한 추가연계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돌파와 슈팅을 시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축구경기에선, 일반적으로 기회가 주어졌을 때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면 흐름을 잃게 되어 많은 경우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그렇기에 이러한 행동들은 공격전술의 부조화를 발생시키고 더 나아가 팀 기량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ⅱ) 구멍 난 푸른 독수리의 둥지

 크리스탈 팰리스의 수비전술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중거리슈팅에 대한 무기력한 대비이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앞에서 말한 대로 내려앉아서 최종수비라인을 구축한다. 그래서 문전에서의 수비집중도는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수비라인 자체가 내려앉아 있기 때문에 중거리슈팅에 대한 대비가 대단히 미흡하다.

 [참고자료4] 크리스탈 팰리스의 부족한 중거리슈팅 대비책 (15-16~19R EPL)

참고출처:http://www.naver.com

 위의 참고자료를 살펴보면, 너무나도 쉽게 중거리슈팅을 허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진 크리스탈 팰리스의 수문장이 안정적인 선방을 보여주곤 있지만 언제까지나 그들의 손에 팀의 운명을 맡겨놓을 순 없다. 그리고 중거리슈팅 이후의 2차 공격에 대한 부담감은 현재에도 남아있는 상태이다.

 Ⅲ. 집요한 사냥꾼 앨런 파듀

 크리스탈 팰리스는 상대적으로 전술적 장점이 뚜렷한 팀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단점 또한 뚜렷하다. 그렇지만 현재 그들은 리그 5위에 랭크되어 있고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 충분히 더 위의 순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틀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자신들의 뚜렷한 단점을 보완했을까? 그리고 자신들의 장점은 어떻게 극대화 시켰을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은 앨런 파듀감독으로부터 시작된다.

 앨런 파듀감독의 전술은 상대의 약점을 정확히 그리고 집요하게 공략하는 늑대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그의 베스트11은 정해져 있지만 그는 매 경기마다 차별화된 선수기용과 포메이션변화를 통해 상대를 압박하고 공략한다.

 4R, 첼시와의 경기에서 앨런 파듀감독은 첼시의 약점으로 불리던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를 집요하게 공략하여 결국 승리를 쟁취해냈고 12R,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는 게겐프레싱의 약점인 배후공간침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짜릿한 2:1 승리를 기록했다.

 이렇듯 앨런 파듀감독은 기본적으로 자신만의 베스트11을 기용하면서 동시에 각 상황에 맞는 전술과 선수기용 그리고 추가적인 포메이션변화를 활용해 괄목상대한 결과를 기록하고 있다.

 Ⅳ. 푸른 독수리 그리고 이청용

 [표9] 이청용 상세정보 (15-16~19R EPL)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사진출처:http://www.cpfc.co.uk

 위의 표9는 현재까지 이청용이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보여준 기록을 정리한 도표이다.

자국선수에 대한 예의를 갖추어 평가해도 낯빛이 붉어지는 기록이며, 실제로 그의 최근경기력은 매우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현재 이청용은 매 경기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윌프리드 자하와 야닉 볼라시에, 제이슨 펀천 등과 경쟁을 해야 한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그가 선발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의 경기운영 스타일은 크리스탈 팰리스의 기본신념과 전혀 부합하지 않으며 그의 경기력 또한 실망스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에겐 정녕 기회가 없는 것일까? 다시 새로운 둥지를 찾아 하염없이 허공을 맴돌아야 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로선 이적카드가 최선의 선택지로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그는 순차적으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앨런 파듀감독은 다양한 전술을 소속팀에게 주입시키며 적극적으로 상황에 맞는 전술운영을 지시하는 감독 중 한명이다.

 현재 이청용이 경쟁을 하고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개인기량이 무척 뛰어난 선수들이지만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간혹 연계에 대한 중요성을 잃어버리는 과오를 범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드리블돌파나 기동력에선 열세를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연계플레이에서 강점을 보이는 이청용이 중용 될 경기가 반드시 나타 날 것이다.

 어느새 프리미어리그의 반이 지나갔다. 이곳저곳에서 최종순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아직 상위권과 강등권을 속단하긴 이르다.

 1위부터 7위까지 겨우 3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으며, 11위부터 18위까지도 3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우승경쟁과 자리다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올해는 새로운 돌풍들이 프리미어리그를 더욱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앨런 파듀감독의 크리스탈 팰리스가 영광스런 돌풍으로 기록될지 아니면 살랑거리는 실바람으로 기록될지 앞으로의 그들의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저작권자 ⓒ Angelo. (blue_notion@naver.com) 2015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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