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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칼럼) 기성용의 휴식과 승점을 맞바꾼 프란체스코 귀돌린감독 [League game Ver.]

 

사진출처:http://bettingtips365.net

 지난밤 스완지 시티와 사우샘프턴의 프리미어리그 26R경기가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원정길에 오른 사우샘프턴의 로날드 쿠만감독(이하 쿠만감독)은 퇴장징계로 인한 빅토르 완야마의 공백을 변칙적인 전술로써 메우며 스완지 시티의 아킬레스건을 지속적으로 공략했고 결국 선제득점을 지켜내며 리버티 스타디움을 붉은 물결로 수놓았다.

 

 이로써 사우샘프턴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차이를 1점으로 좁히며 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가시권 안에 두게 되었고, 스완지 시티는 강등권과의 차이를 늘리지 못한 체 불안한 행보를 유지하게 되었다.

 

 오늘 필자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첫 패배를 기록한 프란체스코 귀돌린감독(이하 귀돌린감독)의 불편한 전술에 대한 이야기 하려고 한다.

 

 .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두 남자 그리고 불리한 조건

 

프란체스코 귀돌린감독

로날드 쿠만감독

사진출처:http://www.swanseacity.net, 사진출처:http://www.saintsfc.co.uk

 위의 두 남자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고 지금까지 매우 다른 경험을 쌓아왔다. 구태여 공통점을 찾는다면 불혹이 되기 전에 고국리그에서 지도자생활을 시작했다는 것뿐이다.

 

 쿠만감독은 네덜란드와 포르투갈, 스페인리그 등을 경험하며 20146월에 사우샘프턴의 지휘봉을 잡았고, 귀돌린감독은 평생을 이탈리아에서 생활하다 20161월에 스완지 시티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심지어 귀돌린감독은 19847월부터 20146월까지 단 한 번도 이탈리아무대를 떠나 본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이들은 귀돌린감독의 프리미어리그 적응을 비관적으로 전망했고 이 전망은 지난밤 경기를 통해 증명되었다.

 

 이날 쿠만감독은 변칙적인 쓰리백과 중장거리패스를 통한 선이 굵은 공격전술을 들고 나왔고 이에 맞선 귀돌린감독은 두 명의 수비형미드필더의 기용과 크로스를 통한 공격전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귀돌린감독의 전술은 스완지 시티의 기본전략과 불협화음을 만들어냈고 도리어 상대의 강점과 소속팀의 약점을 서로 맞부딪히게 만들었다. 결국 귀돌린감독은 무기력한 경기력에 대한 비판과 첫 패배에 대한 쓰라림을 동시에 안게 되었다.

 

 . 귀돌린감독의 불편한 전술

 

 知彼知己百戰不殆(지피지기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상대를 알고 자신을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음을 뜻하는 말이다. 그리고 위의 고사는 축구에서도 적용되며 당연히 고사의 역도 적용된다.

 

 지난밤 귀돌린감독이 야심차게 들고 나온 전술은 위의 고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준비된 전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귀돌린감독은 상대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고 이는 결국 팬들에게 불편함만 안겨다 주었다.

 

 ) 기본전략과 부합하지 않는 공격전술

 

 스완지 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승격이후 높은 점유율과 패스정확도를 바탕으로 아기자기한 경기운영을 지향하는 팀으로 발전했으며, 13-14시즌 게리 몽크감독 부임이후 그 색이 더 짙어졌다.

 

 [1] 스완지 시티 기본전략 분석표 (15-16~26R EPL)

평균점유율

52.5%

7(EPL 종합)

평균패스정확도

81.6%

6(EPL 종합)

단거리패스(경기당)

428

6(EPL 종합)

중장거리패스(경기당)

64

15(EPL 종합)

스루패스(경기당)

1

9(EPL 종합)

크로스(경기당)

19

17(EPL 종합)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참고자료1] 스완지 시티 Action Zones (15-16~26R EPL)

중앙지역 점유율: 46%(EPL 종합 2)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이번시즌에도 스완지 시티는 자신들만의 색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앙지역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난밤 귀돌린감독은 기본전략과는 전혀 부합되지 않는 공격전술을 들고 나왔고 이에 선수들은 자신들의 강점을 전혀 끌어내지 못했다.

 

 [2] 스완지 시티 패스변화 비교표 (15-16, 26R EPL)

15-16, 26R 패스기록

15-16시즌 평균치 대비 변화량

단거리패스

405

23회 감소(평균대비 5% 감소)

중장거리패스

66

2회 증가(평균대비 3% 증가)

스루패스

0

1회 감소(평균대비 100% 감소)

크로스

30

11회 증가(평균대비 58%증가)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참고자료2] 스완지 시티 Attack Sides (15-16, 26R EPL)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이날 귀돌린감독은 측면공간과 크로스를 기반으로 한 공격전술을 들고 나왔는데 크로스의 방향과 목적이 모두 잘못 설정되어있었다.

 

 [3] 스완지 시티 공격진 헤딩능력 및 세트피스 득점력 (15-16~26R EPL) / (초록색은 26R 출전선수)

스완지 시티 평균헤딩능력

14.7(EPL 종합 17)

세트피스 득점력

3득점(EPL 종합 20)

안드레 아예우

1.6(경기당)

바페팀비 고미스

1.1(경기당)

알베르토 팔로스키

0.7(경기당)

제퍼슨 몬테로

0.4(경기당)

웨인 라우틀리지

0.2(경기당)

모두 바로우

0.1(경기당)

질피 시구르드손

0.1(경기당)

마르빈 엠네스

0(경기당)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기본적으로 스완지 시티는 측면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이지만 공격진의 헤딩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일반적으로 크로스를 기반으로 한 공격전술을 자주 선택하지 않았고 부득이하게 이를 선택할 경우 러닝점프가 가능한 얼리 크로스를 택하였다.

 

 [참고자료3] 스완지 시티 Heat Maps (15-16, 26R EPL)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하지만 귀돌린감독은 얼리 크로스형태가 아닌 일반적인 크로스형태의 공격전술을 택하였고 이는 번번이 상대의 방해를 받았다.

 결국 이날 스완지 시티는 총 15번의 헤딩을 성공했으나 공격진이 성공한 헤딩은 단 3번에 불과하였고 최전방 공격수로 지정된 알베르토 팔로스키는 단 한 번의 헤딩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물론 그 마저도 크게 유효한 헤딩은 아니었다.

 

 , 귀돌린감독은 명사수에겐 곤봉을 캡틴아메리카에겐 묠니르를 쥐어준 샘이었다.

 

 ) 상대의 등에 날개를 달아준 어리석은 공격전술

 

 일찍이 쿠만감독의 사우샘프턴은 공격진과 수비진 모두 뛰어난 헤딩능력을 가지고 있는 팀으로 정평이 나있는 클럽이었고 이러한 능력은 위협적인 세트피스전술로도 이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사우샘프턴은 기본적으로 선이 굵은 축구를 지향하며 상대진형 깊숙한 곳에서부터 펼쳐지는 크로스형태의 공격전술을 선호하는 팀이다.

 

 [4] 사우샘프턴 기본패스형태 및 기타정보 (15-16~26R EPL)

사우샘프턴 평균헤딩능력

19.4

2(EPL 종합)

세트피스 득점력

10득점

2(EPL 종합)

단거리패스(경기당)

359

11(EPL 종합)

중장거리패스(경기당)

69

9(EPL 종합)

스루패스(경기당)

1

9(EPL 종합)

크로스(경기당)

25

1(EPL 종합)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5] 사우샘프턴 경기당 헤딩능력 상위5인 기록표 (15-16~26R EPL)

버질 반 다이크(수비수)

4.6

6(EPL 종합)

크라지아노 펠레(공격수)

4.1

7(EPL 종합)

셰인 롱(공격수)

3.1

27(EPL 종합)

조세 폰테(수비수)

2.8

-

빅토르 완야마(미드필더)

2.2

-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 귀돌린감독은 어리석게도 상대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아군의 약점을 서로 맞부딪히게 만들었던 것이다.

 

 [참고자료4] 스완지 시티 vs 사우샘프턴 헤딩경합 (15-16, 26R EPL)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이날 양 팀 도합 총 41개의 헤딩을 기록했고 스완지 시티는 이 중 37%(15)의 헤딩을 점유했지만 공격진이 점유한 헤딩은 겨우 7%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사우샘프턴은 63%(26)의 헤딩을 점유하며 공수에서 인상적인 경합능력을 보여주었고, 특히 공격진에선 총 32%(13)의 헤딩을 기록하며 득점을 올리기도 하였다.

 

 결국 사우샘프턴은 스완지 시티의 공격을 비교적 쉽게 차단하며 여유로운 경기운영을 선보였지만 스완지 시티는 낯설고 비효율적인 공격으로 인해 자멸의 길을 걸었을 뿐만 아니라 통한의 패배까지 기록하고 말았다.

 

 ) 소속팀의 아킬레스건을 감추지 못한 귀돌린감독

 

 스완지 시티는 일찍이 23R부터 유약한 세트피스 방어능력을 보여 왔고 이는 실점의 빌미 또는 위협적인 상황으로 이어졌다.

 

 [참고자료5] 스완지 시티 실점장면 (15-16~26R EPL)

23R 에버턴 경기 / 2:1 승리

24R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 / 1:1 무승부

25R 크리스탈 팰리스 / 1:1 무승부

26R 사우샘프턴 / 0:1 패배

참고출처:https://www.naver.com

 [6] 스완지 시티 중앙수비수 헤딩능력 비교표 (15-16~26R EPL)

페데리코 페르난데스

3.1(경기당)

27(EPL 종합)

애쉴리 윌리엄스

2.2(경기당)

-

카일 바틀리

2.2(경기당)

-

조르디 아마트

0.5(경기당)

-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그리고 알량한 헤딩능력과 불안한 수비집중력은 돌아들어가는 상대선수에게 자유로운 공격기회를 제공해주었고 이는 뼈아픈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연속된 실점을 경험하자,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해 깊은 우려의 시선을 보냈으며 동시에 보완방법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밤 열린 경기에서도 위의 단점은 어느 하나 보완되지 않았다. 아니 도리어 그 정도가 심해졌다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공중볼에 대한 대비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계속해서 상대에게 공중볼을 빼앗겼고 자유로운 헤딩슈팅기회를 노출했다. 그러다 결국 헤딩슈팅으로 인한 실점을 얻어맞게 되었고 스완지 시티는 쓸쓸히 라커룸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 자충수를 둔 귀돌린감독

 

 예상과는 달리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귀돌린감독은 선택의 갈림길에 이르게 되었다. 첫 번째 선택은 현재의 공격전술을 유지하며 공격수를 추가로 투입하는 길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공격전술형태를 기본전략과 부합하는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이에 귀돌린감독은 전자의 길을 택했고, 웨인 라우틀리지와 앙헬 랑헬 대신 모두 바로우와 카일 노턴을 투입했지만 도리어 상대에게 통한의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실점이후 곧바로 레온 브리톤을 빼고 바페팀비 고미스를 투입했지만 그는 모두 바로우와 함께 팀 내 최하평점을 받으며 아무런 활약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선택은 쿠만감독에게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고, 쿠만감독은 전술형태를 유지하며 경기를 순조롭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귀돌린감독이 선택한 길은 마치 막혀있는 양변기에 한 번 더 물을 내려버린 것과 같다. 아마 다들 한 번씩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처참한 광경을...

 

 [7] 스완지 시티 변화 및 사우샘프턴 가로채기 기록표 (15-16~26R EPL)

평균중앙지역점유율

스완지 시티 평균값: 46%

26R : 43%(3%감소)

평균패스정확도

스완지 시티 평균값: 81.6%

26R : 79%(2.6%감소)

사우샘프턴 가로채기(경기당)

19.2

4(EPL 종합)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이날 스완지 시티는 평소보다 중앙지역점유율을 3%나 잃어버렸고 패스정확도도 3%가량 낮게 형성되어 있었다.

 중앙지역에서 고전하며 원활한 경기운영을 하지 못했고 이는 결국 양질의 패스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어버렸다. (물론 중장거리패스의 증가와 경기막바지에 기록된 점유수치들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 낸 것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앙지역에서의 고전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귀돌린감독은 중앙지역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기성용뿐만 아니라 새롭게 팀에 합류한 르로이 페르도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선택하지 않았고 결국 홈구장에서 팬들에게 지루한 패배를 선물해주고 말았다.

 

 . 팬들의 열망과 갈증을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

 

 어느 순간 일부 사람들이 팬들의 열망과 갈증을 오해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지지 않는 경기를 펼치거나 이유 없는 변화가 시작되었다.

 

 팬들은 패배를 무척 싫어하며 항상 새로움을 갈구한다. 하지만 그들이 가장 경멸하는 건 무기력함과 미흡함이다.

 

 경기를 치르다보면 패배를 기록할 수 도 있다. 그리고 변화의 과정에서 가파른 절벽을 만날 수 도 있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팬들은 욕을 퍼부으며 위의 두 가지를 감내한다. 하지만 지지 않는 경기를 펼치거나 이유 없는 변화를 보여주면 이내 곧 실망감을 나타낸다.

 

 조급함에 밀려 섣불리 결과를 만들어 내려고 하거나 현실에 안주하려는 모습은 팬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다줄 뿐이다. 팬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지지 않는 경기가 아니라 이기려는 경기이고 이유 있는 변화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Angelo. (blue_notion@naver.com) 2016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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