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프로젝트

(축구칼럼)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포체티노의 토트넘 [Tottenham Ver.]

 지난 16R, 토트넘 홋스퍼가 리그에서 두 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1군 선수들로 선발명단을 꾸린 토트넘 홋스퍼였지만 결국, 강등권 싸움을 하고 있던 뉴캐슬 유나이티드에게 발목을 잡혔다.

 

 전반전은 토트넘 홋스퍼가 경기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수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지만 후반전엔 그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급격한 체력저하를 경험한 토트넘 홋스퍼는 결국, 경기말미에 통한의 실점을 내어주며 쓸쓸하게 라커룸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오늘, 필자는 현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감독의 토트넘 홋스퍼가 가지고 있는 아킬레스건에 대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 박차를 지닌 싸움닭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사진출처:http://www.tottenhamhotspur.com

 최근 프리미어리그를 살펴보면,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전술을 활용하는 팀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고 토트넘 홋스퍼역시 그런 팀들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감독의 토트넘 홋스퍼는 뚜렷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위르겐 클롭감독(리버풀)이나 앨런 파듀감독(크리스탈 팰리스)이 지향하는 전술은 게겐프레싱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겐프레싱 관련칼럼:http://blog.naver.com/blue_notion/220538226757)

 

 하지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감독이 지향하는 전술은 토탈 풋볼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우리에겐 토탈 사커로 잘 알려진 이 전술은, 최종수비라인을 높은 지점에 형성하며 동시에 공격진이 전방에서부터 적극적인 수비지원을 하는 전술로써 그 골자는 게겐프레싱과 닮아있다.

 

 하지만 게겐프레싱은 상대방을 일정지역에 고립시키는 형태를 보여주며 각각의 활동지역을 갖는 반면에 토탈 풋볼은 사냥감을 몰 듯 수비안정감이 강한 곳으로 상대방을 몰아넣는 형태를 보여준다. 이때 공격수는 전방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몰이꾼 역할과 최종수비라인 형성역할을 동시에 겸한다.

 

 그리고 토탈 풋볼은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최종수비수들 역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전원공격과 전원수비가 합쳐진 형태의 전술로써 선수들의 활동량에 따라 가상의 수적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전술이다.

 (장지현 축구 해설위원은 토트넘 홋스퍼의 활동량과 승률이 비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었다.)

 

 [1] 최전방 공격수 수비가담 비교표 (15-16~16R EPL)

선수이름(소속팀)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크리스티안 벤테케(리버풀)

선발(교체)

16

10(3)

태클(경기당)

1.1

0.2

가로채기(경기당)

0.5

0

걷어내기(경기당)

0.8

0.5

슈팅차단(경기당)

0.1

0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사진출처:http://www.tottenhamhotspur.com 사진출처:http://www.liverpoolfc.com

 위의 표1을 살펴보면, 토트넘 홋스퍼의 해리 케인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지를 알 수 있다. 특히, 걷어내기와 슈팅차단을 최전방 공격수가 기록한다는 것은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의 최전방 공격수 중 슈팅차단과 크로스차단, 패스차단을 모두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토트넘 홋스퍼의 해리 케인과 레스터 시티의 제이미 바디,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밖에 없다. (16R까지 최소 8번 이상의 출전기록을 보유한 선수 중)

 

 그리고 토트넘 홋스퍼는 간헐적으로 중앙수비수의 적극적인 공격가담이 이루어진다.

 

 [참고자료1] 얀 베르통헨의 적극적인 공격가담 (15-16~16R EPL)

4R 에버턴 경기 얀 베르통헨의 위협적인 슈팅

14R 첼시 경기 얀 베르통헨의 적극적인 공간침투

참고출처:http://www.naver.com

 위의 영상을 살펴보면, 토트넘 홋스퍼의 중앙수비수 얀 베르통헨의 공격가담이 무척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중앙수비수 공격가담 비교표 (15-16~16R EPL)

선수이름(소속팀)

얀 베르통헨(토트넘 홋스퍼)

마틴 스크르텔(리버풀)

선발(교체)

16

16

슈팅(경기당)

0.2

0.5

위협적인패스(경기당)

0.2

0.3

드리블 돌파(경기당)

0.5

0.1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사진출처:http://www.tottenhamhotspur.com 사진출처:http://www.liverpoolfc.com

 마틴 스크르텔은 전형적인 중앙수비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최종수비라인을 구축하며 대개 세트피스 상황에서만 공격에 가담한다.

 

 하지만 얀 베르통헨은 세트피스 상황 외에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 아킬레스건을 지닌 싸움닭

 

 [3] 토트넘 홋스퍼 상세정보 (15-16~16R EPL)

승점

26

5(EPL 종합)

경기결과

6, 8, 2

득점

26득점

5(EPL 종합)

실점

14실점

3(EPL 종합)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이렇게 토탈 풋볼에 기반을 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감독의 토트넘은 안정적이 수비력과 인상적인 공격력을 바탕으로 현재 리그5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UEFA 유로파리그 32강에도 안착한 상태이다.

 

 하지만 지난 경기에서 그들이 안고 있던 시한폭탄 중 가장 큰 폭탄의 타이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로 급격한 체력저하로 인해 경기력에 기복이 발생한 것이다. 마치 자신의 페이스를 잃어버리고 완주에 실패한 달리기 선수와 같은 모습이다.

 

 토탈 풋볼은 게겐프레싱만큼이나 선수들의 체력소모가 심한 전술이다. 분주하게 코트를 내달리는 농구선수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의 효율을 내기위해선 최종수비라인과 공격라인의 적정한 간격유지가 필수적이다. 간격이 너무 멀면 체력소모가 심해 선수들이 오버페이스를 하는 경우가 생기고, 간격이 너무 가까우면 뒤 공간을 노린 공격에 속절없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기본적으로 체력이 밑바탕이 되어야 오롯이 시행할 수 있다.

 

 선수들의 체력에 문제가 발생하면 간격유지는 와해되고 그로인한 불균형도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다. 결국, 기본전술은 엉망이 되고 이는 패착의 원인이 된다. 게다가 무리한 선수기용은 부상의 악령을 부르는 주문이 되기도 한다.

 

 현재, 토트넘 홋스퍼는 잉글랜드 FA컵과 프리미어리그 그리고 UEFA 유로파리그까지 동시에 치러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으며 어느 하나 쉽사리 포기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체력저하라는 아킬레스건은 시간이 갈수록 그들의 숨통을 조여 올 것이다.

 

. 아킬레스건을 감추는 박차

 

 Boxing Day라는 지옥의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와 있긴 하지만 그들의 앞길이 어둡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그들은 효율적인 축구를 할 수 있는 두 가지의 기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사막의 오아시스

 

 페널티킥만큼 효율적인 득점방법이 바로 세트피스를 이용한 득점방법이다. 코너킥과 프리킥을 통한 득점은 득점대비 활동량이 적기 때문에 체력안배가 필요한 팀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된다.

 

 현재, 토트넘 홋스퍼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세트피스득점을 기록하고 있고 이는 전체 득점의 35%에 달한다. (Total Goal: 26 / Set Piece Goal: 9)

 

크리스티안 에릭센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사진출처:http://www.tottenhamhotspur.com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누구보다 정확한 프리킥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고 토비 알데르베이럴트는 B-52폭격기 같은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체력안배가 필수적인 팀은 반드시 로테이션을 이용해야한다. 그렇지 않고 무리하게 1군 선수만을 기용하게 되면 부상의 악령과 기량저하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토트넘 홋스퍼는 일정수준의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이적해온 손흥민역시 최전방과 공격2선을 아우를 수 있는 뛰어난 인재로 평가받고 있다.

 

 [4] 손흥민 경기운영 비교표 (15-16~16R EPL vs 15-16 UEFA Europa League)

15-16~16R EPL

15-16 UEFA Europa League

선발(교체)

5(3)

3(1)

득점

1득점

2득점

도움

1도움

4도움

슈팅(경기당)

2.3

3

드리블 돌파(경기당)

0.8

2.3

평균패스정확도

76.9%

81.1%

패스(경기당)

21.6

35.8

태클(경기당)

1.6

1

가로채기(경기당)

0.8

0.5

걷어내기(경기당)

0.3

0.3

슈팅차단(경기당)

0.1

0

참고출처:http://www.whoscored.com ,사진출처:http://www.tottenhamhotspur.com

 현재, 아직 리그적응기간을 겪곤 있지만 일찍이 경험하던 대륙대항전의 도움으로 무난히 적응을 끝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대체 불가능한 선수와 역할도 존재하지만 장기부상이 아니라면 크게 염려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중앙수비의 로테이션이 가장 큰 약점이다.)

 

 사실, 대부분의 클럽 팀들은 일정부분 토탈 풋볼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토트넘 홋스퍼만이 급격한 체력저하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빽빽한 일정 또한 상위권 팀이라면 반드시 감수해야 하는 사항이다.

 

 물론, 기본전술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부담을 갖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무너진다면, 토트넘 홋스퍼의 기본역량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토트넘 홋스퍼는 무척 잘해왔다. 하지만 이제부터 진정한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감독은 과거보다 더 적극적인 전술구상과 로테이션의 활용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들을 곁에 두고 있더라도 그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혀주거나 맞지 않는 역할을 부여한다면 이는 도리어 큰 악재로 되돌아올 것이다.

 

 알렉스 퍼거슨이 명장에 반열에 올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원동력 중에도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로테이션전술이 담겨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감독이 시한폭탄을 해제하여 화이트 하트 레인에 길이 남을 족적을 남길 것인지, 아니면 폭탄과 함께 자취를 감출 것인지 그 미래가 무척 궁금하다.

 

 

 

저작권자 Angelo. (blue_notion@naver.com) 201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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