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성숙해진 손흥민 그리고 탐욕스러워진 델레 알리 [Player Ver.]

 지난 22일 토트넘 홋스퍼와 크리스탈 팰리스가 FA컵 8강 진출티켓을 놓고 치열한 혈전을 벌였고, 그 결과 마틴 켈리의 마수걸이 득점에 힘입은 크리스탈 팰리스가 FA컵 8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이날 손흥민은 조금 이른 시간인 66분에 나세르 샤들리와 교체되었지만 6.9점이라는 준수한 평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였고, 이보다 13분 뒤에 라이언 메이슨과 교체된 델레 알리는 6.3점이라는 저조한 평점과 걱정거리를 품에 안고 벤치로 돌아왔다.

 오늘 필자는 조금씩 팀의 일원으로 성장하고 있는 손흥민의 모습과 부담감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탐욕스러워진 신성 델레 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Ⅰ. 부담감에 짓눌리고 있는 어린아이

사진출처:http://www.tottenhamhotspur.com/first-team-profiles/dele-alli

 [참고자료1] 델레 알리의 환상적인 발리슈팅 (15-16,23R EPL)

참고출처:http://www.naver.com

 그는 19살이라는 어린나이에 잉글랜드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히며 싸움닭의 날카로운 박차가 되었고 그와 관련된 기사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쓰이고 있다.

 하지만 델레 알리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 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압박감과 부담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너무 급격한 신분상승(?)을 경험한 탓일까? 어느 순간 팬들의 기대와 언론의 관심에 의해 그의 탐욕이 눈 뜨기 시작했고 이는 도리어 자신의 발을 무겁게 만드는 족쇄가 되어버렸다.

 ⅰ) 과유불급

 [표1] 델레 알리 상세기록 (15-16~27R EPL)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델레 알리는 능히 신성이라 불릴만한 자질을 갖고 있으며, 토트넘 홋스퍼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감독은 이런 그의 재능이 만개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부분전술을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라는 옛말이 있듯 최근 델레 알리의 기량에 치명적인 결점이 곰팡이처럼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어느 순간 탐욕적인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고 이는 결국 연계전술에 삐걱거림과 덜컹거림을 발생시켰다. 최근 그의 모습을 살펴보면 효율적인 연계전술보다는 개인기량의 한계점에서 어쩔 수 없이 이어지는 불안정한 연계전술을 보이고 있다.

 [표2] 델레 알리 상세기록 그 두 번째 (15-16~27R EPL)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이는 결국 비효율적인 연계와 무리한 슈팅으로 이어지며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기세까지 꺾어버렸다.

 [참고자료2] 델레 알리의 비효율적인 연계전술 (15-16,27R/15-16,FA cup 16강 EPL)

참고출처:http://www.naver.com

 이러한 모습은 경기기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델레 알리는 FA컵 16강전에서도 위와 같은 경기운영형태를 보였고 결국 6.3점이라는 저조한 평점을 받으며 팀의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날 한차례의 드리블돌파도 기록하지 못했고 72.7%라는 낮은 수치의 패스정확도를 기록했으며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소유권 박탈 또한 경험했다.

사진출처:http://www.slbenfica.pt/Futebol/plantelprincipal/Jogador/tabid/1066/PID/4606/SeID/11/Taarabt.aspx

사진출처:http://openmd.tk/18

 그렇기에 최근 그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아델 타랍과 제르비뉴의 모습이 떠오르며 불안감마저 피어오른다.

 ⅱ) 악동으로 변해가는 어린아이

 설상가상으로 위와 같은 부진과 과중한 부담감은 어린 그에게 강한 압박으로 다가왔고 그는 순간적으로 분노를 참아내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이러한 그의 분노는 경기도중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표출되며, 많은 사람들의 공분과 걱정을 사고 있다.

 [참고자료3] 델레 알리의 비신사적인 행동 (15-16,23R,27R/15-16,FA cup 16강 EPL)

참고출처:http://www.naver.com

 Ⅱ. 팀이 되어가고 있는 손흥민

사진출처:http://www.tottenhamhotspur.com/first-team-profiles/heung-min-son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축구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도 법칙으로 활용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있는 말이다. 그리고 드디어 손흥민도 위의 법칙과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ⅰ) 고장난명

 [참고자료4] 손흥민의 수비가담 (15-16,FA cup 16강 EPL)

참고출처:https://www.naver.com

 우선 손흥민의 활동범위가 기존에 비해 점진적으로 넓어졌고 이러한 변화는 그의 수비가담능력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토트넘 홋스퍼는 기본적으로 토탈 풋볼에 그 기반을 두고 있기에 이러한 그의 변화는 긍정적인 요소로 보일 수 있다.

 그리고 공격전개시 그는 동료선수들과 적극적으로 합을 맞추며 효율적인 연계전술을 운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주변동료들에게 강한 동기를 유발시키는 동시에 자신의 강점인 폭발적인 드리블돌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표3] 손흥민 경기운영변화 (15-16~27R vs FA cup 16강 EPL)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위의자료를 살펴보면, 그의 움직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음을 너무나도 쉽게 알 수 있다. 주변동료들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깨우친 그는 무리한 슈팅보다는 안정적인 연계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 자신의 강점에 날개를 다는 법까지 깨우쳤다.

 [참고자료4] 손흥민의 연계와 드리블돌파 (15-16,FA cup 16강 EPL)

참고출처:https://www.naver.com

 이러한 그의 성장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감독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할 것이고 그의 입지 또한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ⅱ) 일장일단

 하지만 모든 변화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하기에 그의 변화에 난색을 표하거나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 필자역시 그들의 걱정이 허황된 걱정이 아님을 알고 있기에 가슴속 한편에는 작은 불안감이 싹트고 있다.

 그 불안감 중 가장 위협적인 존재를 꼽자면 공격수의 필수적인 능력인 슈팅과 득점능력에 대한 부분이다.

 [표4] 손흥민 공격기록 (15-16~27R EPL)

참고출처:https://www.whoscored.com

 위의자료를 살펴보면, 그는 인상적인 공격수라 하기에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UEFA 유로파리그에서는 2득점과 4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경기당 슈팅에서도 좋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득점은 해리 케인의 12.5%밖에 기록하지 못했고 경기당 슈팅은 출전횟수가 적은 라이언 메이슨 보다도 적다. 심지어 중앙수비수를 맡고 있는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와 비슷한 수치이다.

 [참고자료5] 손흥민의 부족한 슈팅능력 (15-16,FA cup 16강 EPL)

참고출처:https://www.naver.com

 기존의 그였다면 아마도 호쾌한 슈팅으로 공격을 마무리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현재의 그는 슈팅과 연계를 동시에 염두에 두었기에 과감한 슈팅보다는 제 2의 선택을 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이는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Ⅲ.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감독의 선택

 일반적으로 젊은 선수들은 감독의 성향과 팀의 전략, 전술 그리고 주변의 다양한 영향에 의해 자신의 모습을 카멜레온처럼 변화시키며 새로운 방향으로 성장하기도 하고 퇴보를 경험하기도 한다.

 손흥민과 델레 알리, 두 선수 역시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처럼 자신의 정체성과 미래를 위해 다양한 자극을 수용하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 도움 없이 스스로 올바른 길을 찾아내는 건 무척이나 힘든 일이며 가혹한 일이다.

 그렇기에 때문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감독의 역할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의 선택과 행동에 따라 두 선수 모두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거대한 산맥으로 성장 할 수도 있고 또는 볼품없는 동네 야산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Angelo. (blue_notion@naver.com) 2016년 3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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