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프로젝트

(축구칼럼) 승리의 파랑새를 잃어버린 첼시, 그리고 조세 무리뉴 [Chelsea Ver.]

최근 첼시의 성적은 충격을 넘어서 초라하기 짝이 없다. 승점 11(3,2,6)으로 리그 1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현지 언론들뿐만 아니라 세계각지의 언론사가 그들에게 날이 선 기사를 하루에도 수십 개씩 뱉어내고 있다. 그리고 바로 며칠 전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위르겐 클롭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에게 1-3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한때는 스페셜원이라 불리던 그의 입지까지 좁아지고 있다.

 ​오늘 필자는 현재 첼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3가지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논해보려고 한다.

 ​조세 무리뉴감독은 예전부터 실리위주의 축구전술을 지향해 왔다. 탄탄한 수비와 수비형미드필더를 바탕으로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승리를 쟁취하는 그의 전술은 그와 소속팀에게 수많은 영광을 안겨다 주었다.

 ​물론 일각에서는 축구의 재미를 떨어뜨린다고 그의 전술을 비난했지만 그는 항상 결과로써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조세 무리뉴감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비에 무게감을 둔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다.

 Ⅰ. 녹슨 빗장 그리고 불협화음

 ​이번시즌 첼시의 수비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그 정교함과 내구성이 무너져 내렸다.

 ​[1] 14-15, 15-16시즌 실점비교 (CHELSEA/EPL)

 

14-15시즌

(시즌전체)

14-15시즌

(EPL 11R까지)

15-16시즌

(EPL 11R까지)

실점

32실점

11실점

22실점

실점(경기당)

1.2실점

1실점

2실점

최저실점순위(전체)

1

-

공동17

경기당 실점 계산 시 소수점 두 번째 반올림. / 참고출처: http://kr.soccerway.com

 표1을 살펴보면 현재 첼시가 겪고 있는 수비안정감의 붕괴정도를 한눈에 알 수 있다.

 ​현재 시즌의 29%만이 진행되었지만 실점상황은 이미 작년실점대비 68%를 허용했다. (확률계산 시 소수점 첫 번째 반올림) 게다가 경기당 실점은 작년 이맘때의 2배에 육박한다.

 ​최저실점순위역시 지난 시즌 우승팀의 성적이라고는 믿기 힘든 순위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최다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선덜랜드와 단 3실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필자는 첼시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는 주축선수들의 기량저하뿐만 아니라 새로 올라온 선수들의 부족한 기량과 잘못된 기용전술도 위와 같은 기록을 세우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생각한다.

 ​일단 첫 번째로 집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첼시의 심장이라 불리는 존 테리와 측면수비수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이하 이바노비치)의 기량저하이다.

 ​첼시의 수비에 있어 존 테리가 담당하고 있는 부분은 수비적인 측면을 뛰어넘는다. 그는 수비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정신적인 지주역할까지 겸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시즌 그의 모습을 살펴보면 위의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소화하는데 있어 버거움이 느껴진다. 특히 수비안정감을 구성하는데 있어 그 부족함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음으로 이바노비치의 기량저하이다. 이바노비치는 수비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공격상황에서도 그 날카로움을 뽐내는 선수로 유명하다(14-15시즌 4득점, 5도움) 하지만 이번시즌 그의 칼날은 무뎌졌고 수비안정감마저 잃어버려, 무기력한 모습을 자주 연출하고 있다.

 ​두 번째로 커트 조우마(이하 조우마)의 선발기용이다. 94년생인 그는 190cm에 육박하는 신장과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굵직한 수비를 하는 수비수이지만 필자의 눈에는 수비안정성을 도리어 해치는 어린아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첼시는 리그 시작부터 그를 꾸준히 기용하고 있지만 필자는 그런 모습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지난이적시장에서 만족스러운 수비보강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꾸준한 기용에는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다.

 ​그가 출전한 경기를 단 한번이라도 관람한 사람이라면 그의 부족한 수비능력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는 당연히 해야 할 수비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둔탁한 움직임과 잘못된 위치선정으로 도리어 팀을 위험에 빠뜨린다. 7R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첫 번째 실점장면에서 보여준 그의 수비능력은 부족함을 넘어서 황당함까지 느끼게 만들었다.

http://sports.news.naver.com/videoCenter/index.nhn?uCategory=wfootball&category=epl&id=154576&redirect=true
 

 ​특히 그가 측면수비를 맡을 경우 그 불안감을 배가된다. 상대방의 크로스를 차단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고 자주 돌파를 허용하며 스스로 수비의 틈새를 자처한다.

 ​[2] 15-16시즌 11R까지 중앙수비수 비교 및 소속팀 평균수치 (CHELSEA/EPL)

이름

CHELSEA

존 테리

게리 케이힐

커트 조우마

평균평점

6.71

6.32

6.73

6.66

태클(경기당)

21.6

1

0.9

1.6

가로채기(경기당)

13.7

1

1.8

0.7

슈팅견제(경기당)

16.6

0.9

1

0.5

평균패스성공률

82%

90.4%

84.2%

81%

확률계산 시 소수점 두 번째 반올림 / 참고출처: http://www.whoscored.com

 위의 표2를 살펴보면 조우마는 패스성공률 부문에서 평균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가로채기와 슈팅견제 부문에서도 부족함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수비수의 특성상 상대의 슈팅을 방해 혹은 저지하고 안정적으로 점유율을 가져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조우마는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수치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위치선정부문과 적극성의 문제도 여전히 안고 있다.

 ​만약 계속해서 첼시가 부족한 수비안정성과 느린 발을 가진 조우마를 선발로, 특히 측면수비수로 기용할 경우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아직 조우마는 교체출전을 통해 실전감각을 배워나가야 할 어린 유망주이지 선발로 투입될 베테랑은 아니다.

 ​하지만 첼시의 수비에 먹구름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의 꾸준한 활약과 아스미르 베고비치 골키퍼의 준수한 활약은 간헐적으로 첼시의 수비라인에 따뜻한 햇살을 비춰준다. 그리고 티보 쿠르투아의 이른 복귀 소식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론 첼시 운영진의 선택으로 영입된 파피 질로보지의 활약도 기대된다.)

 ​. 수비형미드필더(Destroyer)의 부재

 ​첼시의 숨은 살림꾼이자 승리의 파랑새였던 네마냐 마티치(이하 마티치)가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다. 지난 시즌 안정적인 수비와 준수한 공격지원을 보여주었던 마티치는 더 이상 첼시에 없다.

 ​현재의 마티치는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조세 무리뉴감독은 마티치 이외에 존 오비 미켈과 하미레스를 추가적으로 기용하여 허리라인의 안정감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론 득보단 실이 많았다.

 ​디스트로이어의 부재는 조세 무리뉴감독의 전술완성도 자체를 떨어뜨리고 있으며 그로인해 상대팀에게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는 수비불안감뿐만 아니라 레지스타 형태의 미드필더와 공격진의 창의성까지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수비형미드필더의 중요성에 대한 참고사설]

http://www.shootgoal.com/menutree/view.html?page=1&idx=206963&menutree=G001

 

 Ⅲ. 말년병장이 되어버린 공격진

 ​언제부턴가 첼시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일명 병장축구라 불리는 군대축구의 모습이 상상된다. 최전방에 위치한 공격수는 뛰어난 결정력뿐만 아니라 스스로 적재적소에 찾아가는 모습을 필수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첼시의 공격진들은 위의 두 가지 모습을 모두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계속해서 교체출전을 하고 있는 라다멜 팔카오와 디에고 코스타 모두 실망스러운 결정력과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공격진의 수동적인 모습은 공격 2선의 창의성과 폭발력까지 감소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버린다.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조세 무리뉴감독은 위험부담을 감수하며 변칙적인 중앙전술을 감행했지만 그 결과 역시 좋지 못했다.

 ​공격 2선의 선수들은 공격진의 수동적인 모습 때문에 무리한 돌파를 하거나 타이밍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는 또다시 공격진의 수동적 행동을 부추긴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역습상황에서의 위험도 또한 증가시킨다.

 ​[3] 14-15, 15-16시즌 득점비교 (CHELSEA/EPL)

 

14-15시즌

(시즌전체)

14-15시즌

(EPL 11R까지)

15-16시즌

(EPL 11R까지)

득점

73득점

28득점

16득점

득점(경기당)

1.9득점

2.5득점

1.5득점

경기당 득점 계산 시 소수점 두 번째 반올림. / 참고출처: http://kr.soccerway.com

  [4] 14-15, 15-16시즌 득점랭킹, 도움랭킹 비교 (CHELSEA)

 

14-15시즌

(EPL 11R까지)

15-16시즌

(EPL 11R까지)

득점랭킹(2득점 이상)

디에고 코스타: 10득점

에당 아자르: 3득점

오스카: 3득점

안드레 쉬를레: 2득점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 2득점

디에고 코스타: 2득점

윌리안: 2득점

하미레스: 2득점

도움랭킹(2도움 이상)

세스크 파브레가스: 10도움

네마냐 마티치: 2도움

오스카: 2도움

하미레스: 2도움

에당 아자르: 2도움

참고출처: http://kr.soccerway.com

 위의 표34를 살펴보면 현재 첼시가 겪고 있는 빈곤한 득점력과 도움가뭄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득점력은 지난이맘때 보다 경기당 1득점 이상이 줄어들었고 도움측면에 있어서는 비교 자체가 불가해 보인다.

 ​1득점과 1도움을 모두 합산해서 계산해도 최전방 공격수의 득점가뭄은 여전히 심각할 뿐만 아니라 공격 2선의 창조성은 비교조차 하기 낯 뜨겁다.

 ​14-15시즌 11R까지 첼시는 20득점, 18도움을 기록했지만 현재의 첼시는 14득점, 8도움만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자책골은 득점상황에서 제외)

 ​현재 시즌의 29%가 진행되었지만 득점상황은 아직 작년득점대비 22%만을 기록하고 있다. (확률계산 시 소수점 첫 번째 반올림)

 ​그리고 최근 첼시의 경기를 살펴보면 평균 53%의 점유율을 보여준다. (평균계산 시 소수점 첫 번째 자리 반올림) 수치만 본다면 매우 긍정적인 모습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의적인 점유율 상승이 아닌 공격진의 부진으로 인한 점유율 상승이기에 이는 도리어 커다란 문제점으로 다가온다.

 ​수비안정성의 붕괴와 수비형미드필더의 부재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의 말년병장화는 공격 2선의 창의성과 폭발력을 심각하게 감소시켰고 이는 곧바로 처참한 결과로 돌아왔다.

 ​물론 득점루트의 다양화는 칭찬해 줄만하다. 14-15시즌의 11R까진 득점자가 5명에 불과했지만 현재의 첼시는 11명의 득점자를 배출해냈다. 하지만 득점의 질적 부문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이제 첼시는 위의 3가지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그것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한다.

  

 존 테리 (사진출처:http://www.chelseafc.com/teams/first-team/john-terry.html)

 존 스톤스 (사진출처:http://www.evertonfc.com/players/j/js/john-stones)


 ​가장 시급해 보이는 문제는 수비수 보강에 대한 문제이다. 먼저 기량이 하락한 수비수들의 안정화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존 테리의 존재가치는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현재로선 대체 불가능한 가치이다. 하지만 현재 존 테리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그의 역할을 이어받을 인재가 새롭게 발탁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기는 머지않을 것이다.

 ​지난이적사장에서 에버턴의 중앙수비수인 존 스톤스를 영입하려 했지만 영입비용문제로 계약을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이 첼시에겐 천추의 한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이에 이번 겨울이적시장에서 첼시는 기필코 수비보강작업에 착수해야한다. 그리고 그 결실을 맺어야한다. 또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첼시는 회생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수비전술에 대한 새로운 고찰도 필요해 보인다.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선수들의 능력이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에 어울리는 수비전술이 새롭게 필요할 것이다. 선수들의 기량회복만을 바라보며 기존의 수비전술을 고수한다면 진퇴양란의 상황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두 번째로 수비형미드필더를 위한 전술구상도 새롭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첼시의 중앙을 굳건하게 지켜주었던 마티치의 기량저하는 조세 무리뉴감독의 전술자체를 파괴하고 있다.

 ​그가 빠른 시일 내로 기량을 회복한다면 큰 문제없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를 첼시는 대비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첼시에는 존 오비 미켈과 하미레스 같은 걸출한 수비형미드필더들이 존재하기에 필자는 조만간 첼시의 허리라인부활을 기대한다.

 ​세 번째로 공격진의 부진을 타개할 새로운 선수기용전술이 필요하다. 현재 첼시의 공격진 3인방은 자신들의 명성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현재까지 1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라다멜 팔카오는 어느새 사람들의 기억저편으로 사라지고 있고 로익 레미역시 아직까지 공격 포인트를 하나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디에고 코스타는 9경기에 출전하여 2득점과 1도움을 올리고 있지만 그보다 많은 경고카드를 수집하고 있다. 최근 그를 바라보고 있으면 빈 수레가 요란하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는 거친 언행이 아닌 득점과 경기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뽐내야 한다.

 ​[5] 15-16시즌 득점루트 (CHELSEA/EPL 11R까지)

상황

세트피스

측면 크로스

측면-중앙 연계

속공 및 중거리

득점

5

2

4

3

비율

36%

14%

29%

21%

확률계산 시 소수점 첫 번째 반올림 / 참고출처: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football

 위의 표5를 보면 상대적으로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득점성공률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다음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측면-중앙 연계에 의한 득점루트이다.

 ​특히 측면-중앙 연계상황을 살펴보면 디에고 코스타의 순번이 가장 마지막에 위치할 필요는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페드로 로드리게스와 에당 아자르의 연계 조합이 무척 조화로움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첼시는 부상복귀를 앞두고 있는 페드로 로드리게스의 적극적인 기용을 다시 한 번 재고해봐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첼시가 직면하고 있는 커다란 문제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언론이 내뱉어내는 무자비한 칼날이다.

 ​언제부턴가 감독이라는 직함이 바람 앞의 촛불보다 더 작아졌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기복을 겪게 되면 충분한 대안마련 없이도 특단의 조치들이 내려졌다.

 ​이러한 동족방뇨에 가까운 일들이 반복되어 진다면 알렉스 퍼거슨과 아르센 벵거감독과 같은 거장들이 다시는 탄생하지 않을 거 같다는 두려움마저 느껴진다.

 ​물론 조세 무리뉴감독역시 이제는 어중간한 전술이 아닌 하나의 큰 뼈대를 가지고 있는 확실한 전술들을 들고 나와야 할 것이다.

 ​조세 무리뉴감독이 새롭게 포효하는 첼시를 만들어낼지 혹은 거액의 위약금으로 화려한 휴가를 떠날지는 어찌 보면 첼시 운영진의 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Angelo. (blue_notion@naver.com) 2015114